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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17세 소년 구순에 자서전 썼다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 미서부 지회 권필어 간사 이사가 6·25 전쟁 및 미국에서의 이민자 삶을 그려온 '내 인생 90년, 주님께서 인도하셨다'라는 자서전을 발간했다.   권필어(90) 작가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6·25 전쟁 때 17세의 나이로 학업을 중단하고 자원입대해 전선에서 싸웠다. 이후 1973년 자녀와 함께 미국에 이민와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이민 초기 한인 사회의 터전을 닦는 일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작가는 "내 나이 90세에 자서전을 쓰게 되었다"며 "6·25 전쟁을 겪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 이민을 오는 등 다사다난한 일을 겪었지만, 하나님 안에서 은혜를 입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 "자녀가 1.5~2세라 한국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한다. 나중에 3~4세들은 한국의 뿌리를 아예 잊어버릴까 걱정된다"며 "아이들에게 한국의 정통성과 뿌리를 심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6·25 그 당시 모습과 작가의 이민 생활이 담긴 사진이 있어 당시 상황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잘 전달해준다. 또한 제2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작가의 간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삶을 살아가는 동안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총 1000부를 인쇄하였으며 서점에서 구할 수 없어 문의는 작가에게 직접 해야한다. 권 작가는 "6·25 참전했을 때의 생생한 이야기와 이민자로서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던 삶을 그려냈다"며 "이민자분들이 읽으시면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들도 책을 읽어 한국 전쟁에 관해서,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의 뿌리와 역사에 관해서도 배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323)514-6836 권필어 글·사진=김예진 기자참전유공사 자서전 나이 90세 한국 전쟁 참전유공자 미서부

2022-08-18

[이 아침에] 오각의 별에 새겨진 이름들

 재향군인의 날에 나는 풀러턴에 있는 힐크레스트 공원으로 향했다. 십시일반 추모비 건립에 힘을 보탠 분들의 기사를 보며 그동안 동참하지 못해서 빚진 마음이 컸었다. 축사에 이어 미 참전 용사들에게 한복을 선물하는 순서는 감동이었다. 노병들은 지난 날 전쟁에 참가했던 그 시절의 젊음보다 더 고왔을 두루마기를 입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뒤이어 하얀 휘장이 벗겨지자 전사자들의 명단이 새겨진 오각의 별 모양의 석판들이 드러났다.   3만6591, 한국 전쟁 중에 전사한 미군들의 숫자다. 꽃다운 나이,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했던 젊은 용사들은 총알을 끌어안고 대지 속으로 사라졌다.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잃었던 그들이 땅에 묻혔다가 누군가에 의해 다시 하늘 아래 드러났다.     10여 년 전 추모비를 건립하자고 제안하며 종잣돈을 내놓았던 고 김진오 전 한인회장의 깊은 속이 새삼 귀하다.   목숨을 앗아가는 전쟁만 잔인한 게 아니다.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게 못 된다. 나이가 들면 이름을 떠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시간은 아름다운 육체를 바람처럼 흩어 놓고 기억은 그 시간보다 더 빨리 앞장섰다. 때문에 오각형 별 모양의 검은 석판에 조각된 전사자들의 이름에서 이제야 단단함이 느껴진다.   장진호 전투에서 수많은 연합군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갔다. 피해는 중공군도 마찬가지였다. 그 싸움으로 중공군도 전열을 가다듬는데 6개월이 걸렸다 한다. 잠시 주춤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더라면 중공군으로 인해 한반도의 운명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을 것이다.   한국전에서 전사했던 모든 군인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추도사가 하루 동안 이어진들 이 세상을 떠난 그들을 위로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파라 칸 어바인 시장과 태미 김 부시장도 그날 행사에 참석을 했다. 얼마 전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는 어바인 태미 김 부시장에 대한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시의회 미팅 중에 유진 캐플란이라는 사람이 ‘재향군인 묘지를 왜 어바인에 만들지 않냐’며 한국전에 희생된 미군들의 숫자를 들먹이며 자기들 덕에 한국이 공산국가가 되지 않게 됐다고 트집을 잡은 모양이다. 그 말을 들은 부시장은 ‘나는 미국인이고 미국은 내 나라’라고 응수했다.     미군의 희생에 대해 감사와 예의를 표해야 한다. 2018년 공영 TV PBS와 공영라디오 NPR이 외부기관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미 국민이 가장 신뢰받는 기관에 ‘군’이 뽑혔다. 미국 사람들은 군인에 대한 존경심이 아주 깊다.   젊디젊은 그들은 목숨을 잃었고 그들 덕에 살아남은 우리는 발전을 이어갔다. 세월이 전쟁의 참혹한 기억을 무디게 만들어도 감사는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해도 부족하지 않다. 전쟁 중에 전사한 모든 군인들에게 감사와 보은의 마음 갖도록 후손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이름 재향군인 묘지 한국 전쟁 십시일반 추모비

2021-11-14

[J네트워크] 중국이 미국을 이긴다면…

 미·중 갈등은 이제 총만 쏘지 않을 뿐 사실상 전쟁에 가깝다. 패권경쟁이라 불리는 이 싸움을 세계는 불안한 눈으로 바라본다. 고래들 싸움에 행여 등이 터질까 걱정하는 새우 신세 나라가 75개나 된다고 한다. 한국도 그중 하나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며 두 나라 모두와 잘 지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조 바이든 정부는 반중(反中) 동맹 규합에 나서고 있고, 중국은 그럴 경우 후환이 따를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세상 모두 ‘어느 편에 서야 하나’ 문제로 고민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은 나라는 있어 보이지 않는다. 내년에 중국과의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할 때 생각해볼 게 하나 있다. 미·중 패권전쟁의 결과에 따라 이뤄질 미래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중국이 새로운 패자로 등극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참고할 서적이 하나 있다. 영국의 마틴 자크가 펴낸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When China Rules the World)’이다. 그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면 펼쳐질 17가지 변화를 예언했다. 첫 번째로 “중국 중심의 세계사가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의 수도가 뉴욕에서 베이징으로 천도”하며 “조공 제도가 새로운 형태로 돌아 올 것”이라고 했다. 또 “국가가 중심이 되지만 시민사회는 덜 중시되며 권위주의적 유교 전통에 의한 통치가 선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전망은 10년 전 것으로 중국의 부상을 관대한 시각에서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보여주는 여러 거친 행태는 중국 주도의 미래상에 우려를 갖게 한다. 먼저 역사부터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권위원회가 한국 전쟁을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규정한 것이 그런 예다. 북한남침 사실은 쏙 빼고 있다. 김치도 ‘중국 음식’으로 선전되는 판이니 우리 민족의 정체성마저 흔들릴까 걱정이다. 중국 당국자는 “소국은 대국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21세기판 조공제도’가 도래할 게 뻔하다.   중국식 권위주의에 의한 사회 지배 역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중국은 기술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쓴다기보다 사회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디지털 레닌주의’가 그것이다. 개인의 자유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중국이 세계의 패권국가로 부상하게 되면 펼쳐질 이런 미래상에 대한 전망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미·중 패권경쟁을 우리가 ‘안미경중’의 입장에서만 살핀다는 게 혹시 너무 안이한 자세는 아닌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미·중 싸움은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를 ‘안미경중’ 차원에서만 따지는 건 너무 안이해 보인다. 중국도 세상의 마음을 얻어 미국을 이기려면 이웃 나라의 이런 우려부터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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